[대학주보|2017.09.04] 이영준 후마니타스칼리지 학장 [인터뷰] “교양학점 결코 많지 않다”…객원교수 신분안정·처우개선 뜻도

▶지난 24일 서울캠 후마니타스 칼리지(후마) 학장으로 교양연구소장이었던 이영준 교수가 임명됐다. 이 학장은 “국내 최고에서 세계 최고로 도약할 것”이라며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후마의 문제점을 혁신적으로 개선하고자 한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우선 이 학장은 중핵교과의 많은 강의 인원에 대해 지적했다. 중핵교과의 강의 인원은 45명으로 토론수업을 진행하기에 많은 인원이라는 것이다. 이 학장은 이에 대해 “35명까지 인원을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교양 강좌 수 증설에 있어서 이 학장은 “공간 문제만 해결된다면 강좌 수 증설에 매우 긍정적이다”라며 “청운관에서 주로 교양 강의가 이뤄지고 있는데 추가적으로 단과대 내의 공간을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일전에 논란이 됐던 후마 중핵교과 교수회의와의 갈등을 해결하려는 의지도 보였다. 지난 6월, 후마 중핵교과 교수회의에서 객원교수의 신분안정화와 7년간 동결됐던 임금인상, 시간강사의 점진적 객원교수로의 신분전환을 주장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그러나 학교 측은 이를 받아 들이지 않았고, 둘 사이의 갈등이 시작됐다. 이 학장은 “교수회의의 적절한 타협점을 찾으려는 중이다”라며 “의사소통 과정에서 갈등이 있었을 뿐이지, 학교와 교수회의 모두 지향하는 바는 같다”라고 말하며 객원교수들의 신분안정화와 처우개선에 힘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초체력인 교양 탄탄히 해야

이 학장은 교양 학점이 너무 많은 것이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반박하기도 했다. 우리학교의 현재 교양 학점은 33학점으로 서울대(36학점), 연세대(36학점), 고려대(37학점)에 비해 결코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 학장은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소양을 길러야 한다”라며 “사람들과 어울려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지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교양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덧붙여 이 학장은 교양을 ‘기초체력’에 비유하기도 했다. 모든 운동을 하기 전에 기초체력을 키우고, 그 종목에 맞는 기술들을 배운다. 교양도 마찬가지다. 학생들 모두 배우는 전공은 다르지만 기초체력인 ‘교양 과목’을 탄탄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학장은 “이제는 살면서 여러 번 직업을 바꾸는 시대가 왔다”라며 “교양 과목을 통해 기본적인 소양을 쌓아야 여러 직업을 가지는데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지금 후마와의 차별점에 대해 이 학장은 ‘교육에서 학습으로 전환’을 내세웠다. 이는 교수가 앞에서 강의를 하고 학생은 받아들이기만 하는 수업이 아니다. 학생이 주도적으로 자신이 배우고 싶은 것을 찾아 공부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후마의 중핵교과들이 강의실 내에서 교재를 토대로 진행되는 수업이었다면, 이제는 학생들이 직접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설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이 학장은 “문명탐방 프로그램에 대해 구상 중이다”라며 “4대문명의 발상지에 학생들이 가서 책을 통해 배웠던 내용을 직접 경험했으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수업에 대해 아직은 익숙하지 않다면서 이 학장은 “교양과목은 학생들을 힘들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학생들이 주체가 되는 수업을 싫어하지 않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여성학·심리학 강좌 개설

세부적으로 변화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2018년 1학기부터 여성학과 심리학 관련 교양 강좌가 개설될 예정이다. 이는 학생 설문조사 결과 학생들이 원했던 교양 분야의 강좌를 추가하는 것이다. 이 학장은 “실제로 중핵 교과 교재 역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개편되고 있다”라며 “학생들이 원하는 것을 말해준다면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생각이니 두려워하지 말고 말해 달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학장으로서 구성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에 대해 이 학장은 “우리학교는 ‘세계 평화의 날’을 만든 만큼 다른 학교가 생각하지 않았던 인문학적 가치를 오래전부터 고민 해왔다”라면서 “그러니 후마가 세계적인 교양 프로그램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용기를 가져도 된다. 학생 개개인 또한 자기 자신에 한계를 두지 말고 무한한 가능성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자존감을 높였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전했다.


이영준, 후마니타스칼리지 학장
9월 4일자 대학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