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서사는 개체적 삶의 시간적 지속을 다루지 않을 수 없다. 이 지속은 삶의 지속이고 존재의 지속을 느끼게 한다. 다른 예술의 경우에도 심각한 존재론적 토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늘의 예술은 조금 다른 것이 되었다고 하겠지만, 예술 작품은 대체로는 기념비적인 성격을 갖는다. 시간의 흐름 속에 지나쳐 가는 현상을 구체적인 형상으로 재현한다는 것은 그것을 시간을 넘어 또는 시간 속에 오래 지속하게 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림의 모델은 사라져도 그림은 남는다. 고전적인 건축물 앞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감흥의 하나는 그것의 지구성(持久性)이다. 진정한 예술가는 덧없는 시간의 흐름 가운데 지속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저절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하여 결국 지속하고 사라지는 존재의 신비를 느끼고 그것을 포착하려고 노력하지 않을 수 없다."
- 김우창 교수의 「사회 체제 속의 예술과 문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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